『디어 한나 Tyrannosaur』, 우연히 찾아온 사람 Kino

디어 한나 Tyrannosaur


 

우연히 찾아온 사람




얼굴에 주름이 깊게 패인 한 남자(피터 뮬란 Peter Mullan). 바에서 시끄럽게 떠드는 젊은이들에게 할 말을 하고, 자신이 키우는 개를 발로 걷어차 죽게 한다. 언뜻 사사건건 불평불만이 많은 사람으로 보인다. 얼굴에 진 주름이 그간의 고생을 말해주듯, 그는 힘겨워 보인다.


어느 날 쫓기듯 내달리다가 우연히 재활용 점에 들어가 몸을 숨긴다. 여자 점원(올리비아 콜맨 Olivia Colman)은 갑자기 나타난 남자를 보고 놀라기도 하지만 침착하게 달랜다. 남자는 여자에게 무례함을 용서해야 하나 오히려 반대로 행동한다. 여자는 불쾌하지만 내색을 하지 않고 그를 위해 기도한다.

한적한 마을, 혼자 노는 아이는 남자를 반긴다. 누구에게나 불친절하게 보일 듯한 그는 아이에게만은 그렇지 않다. 아이는 개의 행방을 물어보고, 답변을 듣고 굉장히 아쉬워한다.


남자의 친구는 임종을 앞두고 있다. 그의 딸은 남자에게 냉대한다. 그녀는 예전부터 그에 대한 안 좋은 인상이 있는 듯 하다. 남자는 친구 앞에서 숙연하다.


남자는 재활용품 점에 들러, 여자에게 자신의 친구를 위해 기도해달라고 한다. 여자는 흔쾌히 받아들이고, 그렇게 한다. 남자는 예전에 그 친구를 꾀어 별 볼일 없는 행동을 일삼아 잘못한 점이 많기에 속죄하려고 하나 자신은 도저히 할 수가 없어, 대리인을 부른 듯 하다. 남자는 여자를 데리고 클럽에 가서 맥주를 마신다.



어느 날 여자 눈 주위에 멍이 들었다. 여자는 욕실에서 미끄러졌다고 하나 의심쩍다. 여자는 남편(에디 마산 Eddie Marsan)에게 구타를 당했다. 그녀는 남편에게 반려자가 아닌 성 학대와 폭력을 당하는 피해자로 존재했다. 남편은 그녀가 남자와 클럽에 간 사실을 알고 폭행을 가한다. 그녀는 신앙으로부터 현재를 벗어나려고 한다. 얼마나 더 참고 버텨야 하는가. 그녀는 끝내 예수가 담긴 액자를 향해 물건을 집어 던진다. 집에 돌아온 그녀는 남편을 보자마자 겁에 질린다. 남편은 강압적이다. 방에서 폭력이 시작된다.


남자가 재활용품 점을 방문한다. 문이 닫혔다. 그녀는 가출을 하고, 일터에 가지 않았다. 그에게 갔다. 그는 예상치 못한 상황에 당황스러워 한다. 악의적인 모습일 듯한 그에게 그녀에 대한 마음은 그렇지 않다. 그녀를 받아들이고,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지낸다. 친구의 장례식에 참여하고, 행동을 같이 한다. 서로에게 위안이 되어, 평온한 시간을 보낸다. 이대로 시간이 멈춰지면 좋을 듯한 인상을 자아낸다. 그러나 남자는 여자가 있어야 할 곳은 여기가 아니라 그곳(그녀의 집)임을 잊지 않는다. 그는 그녀에게 돌아갈 때가 되지 않았느냐, 언제 돌아가라는 식으로 말을 한다. 그녀는 우물쭈물 한다.


남자는 의심을 놓지 않는다. 그녀에게서 열쇠를 몰래 빼내어, 그녀의 집에 간다. 아무도 없는 집, 음산하다. 긴장감이 고조되고, 그는 방으로 향하고, 깜짝 놀란다. 남편이 죽었다. 남편이 마지막으로 여자를 죽인 곳. 그 방이다.


남자는 편지를 쓴다. 평온하다. 교도소로 향한다. 그리고 여자를 만난다.





『디어 한나 Tyrannosaur』는 비교적 짧은 상영시간에 표현해야 할 내용을 모두 나타낸다. 대체로 한 편의 영화는 내용을 압축적으로 진행시키지만 가지를 쳐내도 될 법한 이야기가 포함된 경우가 있다. 그런 점에서 이 영화는 가지고 가야 할 내용만 안고 간다.


초반부에 비해, 갈수록 몰입을 하게 하며, 반전은 어느 영화 못지 않다. 그것이 주는 충격은 만만치 않다. 그녀가 집을 나왔을 때, 해방을 맞이하나 남편을 죽임으로써 다시 구속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녀는 남편에게 당하는 폭력에서 벗어나길 바라며, 신앙을 믿었다. 그것 또한 그녀에게 큰 힘이 되지 못했고, 급기야 살해를 하면서, 살인을 저지르지 말라는 십계명을 어긴다. 그녀는 굴레를 벗어나지 못한다. 어떤 면에서, 그녀의 얼굴은 비록 교도소에 복역하고 있어도, 편안해 보이기도 한다.


흔히 우연하게 일어난 상황이 자신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있다. 이 영화는 이상하게 만난 두 남녀에게 일어나는 삶의 동화에 초점을 둔다. 남자는 여자로부터 평온함을 느끼고, 여자는 남자에게서 도피처로 자리매김한다. 이것도 사랑이다. 남녀 간의 뜨거운 사랑이 아닌, 서로를 위로해주는 사랑이다.


이 영화를 보면서, 배우들의 얼굴에 관심을 가졌다. 어떤 이유에서 섭외를 했던, 감독은 연기도 중요하겠지만 그들의 얼굴에서 이 영화를 해야 하는 당위성을 찾았을 듯 하다.


감독 패시 콘시딘(Paddy Considine)은 배우이다. 『디어 한나 Tyrannosaur』를 통해 감독으로 데뷔하여, 첫 작품치고는 꽤 안정적인 영화를 만들었다. 큰 예산을 들이지 않고도, 얼마든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드러낼 수 있음을 보여준다.



1 2 3 4